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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다큐 - 곤충, 위대한 본능 2부 엄마의 본능 중 왕바다리 이야기

cHIro 2013. 12. 14. 21:37

지난 1부에 이어 2부가 방영되었다.

엄마의 본능 중 이번에는 1부의 가해자였던 말벌과(쌍상벌류 라고한다.)에 속하는

왕바다리 라는 벌 이야기다

< 집을 짓기 시작하는 왕바다리 여왕벌 >

항상 봄이 되면 회사 근처에 말벌들이 집을 지어 119에 신고를 한다. 


간단한 것 같으면서 해당 지식이 없어서 신고를 하고는 했는데 이런 자잘한 일 까지 해주시는 119 소방대원 분들께


참 미안하고 감사하다. 



일단 집을 짓기 시작하는 때는 쉽게 처리가 되지만 일단 거대한 군집을 이루면 그 땐 또이야기가 달라진다.


(근데 갑자기 벌을 잡는 이야기로 시작이 되나? ㅎㅎㅎ)

< 작게 시작된 벌집에 알을 하나씩 낳는다 >

희한하게 육각형 모양을 잘 만든다.


벌집이 육각형인 이유는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모양중에 가장 적은 재료로 최대한 방을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의 섭리란......


< 잣 모양처럼 자그마한 알 >

정말 여왕벌 혼자서 저 벌집을 만드는 과정은 경이로웠다.


나무를 씹어 물과 섞어서 일일이 짓는 데 처음 본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 집이 건조하지 않게 물을 일일이 머금어 집안에 넣어둔다. >


사진속의 동그란것이 머금어온 물방울이다. 이렇게 까지 대단할줄을 몰랐다.


< 날개짓으로 수분이 마르지 않게한다.>

또한 벌집위에서 날개짓으로 건조하지 않게 한다.


여왕벌 아무나 하는것 아니네~ 

< 절묘한 카메라 샷. 위 작업후 지쳐서 쉬는 듯한 모습>

혼자서 그일을 해내기엔 너무 힘들지만 여왕벌은 쉬지않고 알들을 보살핀다.


< 반대로 비가와서 흠뻑 젖은 벌집>

비가오면 벌집위 빗물을 모두 입으로 빨아낸다.


< 물을 뱉어 내는 여왕벌 >


벌집위에 빗물을을 모두 입으로 빨아 모두 밖으로 뱉어내며 집을 지킨다.


< 이런건 학습도 아닌 정말 오직 본능 만으로 설명이 된다>

 사람의 관점에서야 별개 아닐 수 있겠지만 정말 보는 내내 감탄하면서 봤다


1편에서 잔인하게 꿀벌들을 학살하는 말벌이지만 (물론 그건 장수말벌, 이건 왕바다리)


모두 본능에 충실한 삶이기에 한편으론 동정의 대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람 맘 간사하네 ㅠㅠ)


< 집을 다시금 다듬는 여왕벌>


집을 짓는 과정부터 알을 낳고 관리하기까지 정말 쉬지않고 일하는 왕바다리는 여왕벌이 아니라 일벌이었다.


모성본능의 위대함이다.


<드디어 애벌레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머지 않아 애벌레들이 얼굴을 내밀고 이제부턴 먹잇감과의 전쟁이다.


<잡아둔 다른 벌레를 애벌레에 먹이기 위해 사냥하는 여왕벌>

지금까지 집을 관리만 했다면 이젠 먹이도 잡아서 애벌레들에게 먹여야 한다.


대체 언제쉬냐? 여왕 맞냐? 


< 애벌레들이 먹기 쉽게 먹이를 경단으로 만든다.>

1부 장수말벌의 잔혹사도 결국은 새끼들이라는 이름아래 벌어진 일이었듯 

모든게 다 새끼를 위한 일이다.


영상속의 밑에 슬라이드 되는 자막인 "사랑해서 남주나" 가 묘하게 매치된다.


< 그러나 핑크빛만은 아니다 >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병든 새끼는 과감하게 꺼내어 다른 새끼들의 먹이로 준다.


자연에서의 냉정함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역시 모성애의 발로이다.


< 그러나 이번편에도 불청객은 있다. 바로 개미>

먹고 먹히는 자연계에서 어찌 평화만 있겠는가.


어미가 없는 벌집은 개미들에겐 천연의 먹이였다.


<애벌레들을 사정없이 공격하는 개미들>


체급이 다르지만 역시 다구리 앞엔 장사없다고 개미들은 사정없이 쏟아져 나와 벌집을 말그대로 벌집을 만든다.


< 꿀벌들과 애벌레들이 말벌의 먹이였다면 말벌의 애벌레는 개미의 좋은 먹이다.>


참 아이러니한 장면이었다.


물론 꿀벌과 다르게 절대 강자인 말벌앞에 이런모습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 위액을 내뱉어 개미에게 발악을 하는 애벌레>

신기한 장면이 나왔다. 개미들로 부터 공격을 받는 애벌레. 아무런 힘도 발악도 못하는 신세인데


그 와중에 위액을 내뱉어 개미에게 먹이로 제공해 준다. 이걸 먹고 나를 봐줘라~ 라고 애원하는 듯 한 모습이다.


< 대부분의 애벌레는 무자비한 개미떼 공격에 한마리씩 한마리씩 죽어간다>

여왕벌은 알고 있을까? 에지중지 키워낸 새끼들이


지금 와르르 무너져 가고 있다는 것을 ㅠㅠ


< 새끼들을 줄 먹이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어찌 그 사실을 알겠는가? 또 알고 있다고 한들 마냥 집만 지키고 있을 순 없다.


그래서 자연인 것 아니겠나?


개미들은 애벌레들을 학살한 후에 모두 입에 애벌레들을 먹이로 만들어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왔을 땐 이미 집은 쑥대밭이 되고......>

얼마나 허탈할까?


편집의 힘일까? 정말 사람으로 치면 놀라서 방을 모두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모든 방을 뒤져본다.>

하나씩 하나씩 방들을 보며 애벌레들을 살펴보지만


이미 돌이 킬 수는 없다. 개미떼가 훑고 지나간 자리는 처참한 모습만 남아있다.



<이미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그렇게 고생을 했지만 개미떼에게 당한 애벌레들은 모두 희생을 하고 말았다.

< 분노인지 슬픔인지 몸을 부르를 떠는 모습이 영상에 잡힌다.>

당연히 감정이라는게 곤충에게도 있을텐데


정말 저 감정이 어떤걸까?


지각이라는 걸 과연 얼마나 느낄까?


< 집 위에서 넋놓고 잠시 생각에 잠긴듯 하다.>

사람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보잘것 없는 벌 한마리의 감정이


어느정도 느껴졌다.


<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날아가는 여왕벌>

끝이 아니었다. 그냥 과정이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여왕벌은 다시 시작했다.



< 이번엔 제대로 잘 태어난 새끼들>

다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시 여왕벌은 시작을 했다.


그리고 이번엔 새끼들이 무사히 태어났다.

(사실 편집의 힘을 빌어 만든걸로 다른 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난 그 여왕벌의 재기라고 믿는다)

< 다른 녀석이 태어나는 걸 돕는 녀석>

자신도 방금 태어났으면서 다른녀석이 태어나는걸 돕는다.


거참 신기했다.군집생활의 힘인가? 개미도 비슷할 듯 싶다.

< 말벌집에 벌들이 가득차기 시작한다>

말벌집은 항상 공포의 대상인데 벌집에 벌들이 차는게 이리 반가울 줄이야


이제부턴 걱정없이 번창할 듯 싶다. 고생많았다 여왕벌!!


< 이제 모든일은 분업이다>

여왕벌 혼자서 집을 짓고 수리를 하고 먹이를 나르던 일을 이제 태어난 형제들이


분업을 해서 모두 같이 한다.


<집을 다듬는 녀석>

여왕벌은 이제 혼자가 아니다.


그 큰 시련을 넘기고 이젠 여왕벌에겐 자식들이 있다.


< 집을 짓는 녀석 >


일당백의 든든한 후원군이 그동안의 고생을 보답하는 것 같다.


< 가장 중요한 지지대를 보수하는 녀석>

꿀벌집을 쑥대밭을 만들던 녀석들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 먹이를 날라 애벌레들이 먹기 쉽게 만드는 녀석>


사실 어쩌면 본능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곤충이라는 이유만으로 참 많이 간과한 듯 싶다.


말벌에 대해 이리 호감을 갖게 될 줄이야


<그리고 애벌레에게 먹이는 녀석>

그러고 보면 인간만 본능 이외의 짓(?)을 많이 하고


다른 동물들은 가장 본능에 충실한 게 아닌가 싶다.


여왕벌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다 이리 여럿이서 협동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 얌체짓을 하려는 기생벌>

그 와중에 벌집에 몰래 자기 알을 낳으려는 기생벌이 등장했다.


그렇지만 전에 여왕벌 혼자 지키던 그런 세계가 아니다.


< 규모가 꽤 커졌다. >

이젠 개미떼도 기생벌도 충분히 막아낼 만큼 커졌다.


비로소 여왕벌도 안심을 하지 않을까 싶다.


< 이젠 거대 규모다 >

역시 제왕답게 거칠것이 없이 커간다.


이젠 사람들도 쉽게 건드릴 수 없을 규모로 커졌다. 그러나......

 

< 모두 성충이 되어 떠나간 자리는 여왕벌 혼자다 >

모두 자라자 모두 집을 떠난다.


사실 큰 군집을 이룬 후 모습은 잘 알지 못했는데 여왕벌을 나두고 모두 다시 제갈길을 떠났다.


 

< 왠지 늙어보인다>

난 모든 벌들에게 둘러쌓여 행복한 삶을 마감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처음에도 혼자였고 끝도 혼자일줄은 몰랐다.


빈 말벌집을 홀로 지키는 모습은 약간 충격이었다.


< 이제 세상을 향해 내밀었던 마지막 손을 놓을 차례다>

수차례 고비를 넘기고 홀로 모든 힘을 다 쏟은 여왕벌은


자신의 말벌집과 함께 마지막을 장신한다.

< 그 말벌집 아래에서 끝을 맞이한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짠~ 했다.


누구나 끝이 있지만 그 끝은 언제나 보기가 싫다. ㅠㅠ


자연의 섭리는 참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잔인한 듯 하다.


그러나 인간기준에서만 그럴 뿐 그런 섭리가 없다면 아마 이런 세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지낸 여왕벌의 후손은 다시금 시작을 한다.>

암컷으로 태어난 벌만 여왕벌이 되고 나머지 벌은 수펄이 되어 일을 평생한다고 한다.


다시 어미 여왕벌 모습을 그대로 물려 받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공주벌이 탄생했다.


얼마나 좁았던 내 시각이었던가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세상에 그냥 돌아가는 그런 관계가 있을까?


간만에 재미있는 다큐를 봤다.


항상 좋아하는 다큐는 우주관련 다큐였다.


인간보다 너무너무 거대해서 아예 비교자체가 안되는 우주라는 존재에서 인간의 미비한 존재를 느끼기도 하고


거대한 규모가 주는 스펙타클함에 매료되어 우주다큐를 좋아했었는데


반대로 인간보다 너무너무 작아서 역시 비교 자체가 안되는 곤충에게서도 인간의 존재가 갑자기 미비하게 느껴졌다.


본능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게 비록 꿀벌들을 잔혹하게 짓밟는 본능일지라도.